본문 바로가기
고양이는 음악을 좋아할까? 고양이 전용 음악의 과학과 클래식 작곡가들

고양이는 음악을 좋아할까? 고양이 전용 음악의 과학과 클래식 작곡가들

글 · Tristan

고양이와 음악 — 털로 덮인 가장 솔직한 음악 비평가

어느 가정집 거실, 스피커에서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가 흐릅니다. 소파 위의 고양이는 꼼짝하지 않습니다. 귀 하나 움직이지 않습니다. 잠시 뒤 곡이 바뀝니다. 사람의 귀에는 조금 낯선, 높고 미끄러지는 음들이 이어지는 곡입니다. 그러자 고양이의 귀가 스피커 쪽으로 돌아갑니다. 고양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피커로 다가가더니, 그 모서리에 볼을 비빕니다.

이 장면은 상상이 아닙니다. 2015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이 고양이들이 사는 집을 직접 찾아가 관찰한 실제 반응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고양이는 예의상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외면하고, 마음에 들면 다가옵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음악 비평가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 솔직한 비평가 덕분에, 과학은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새로운 각도로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는 인간의 음악에 관심이 없다 —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불편한 진실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당신이 고양이 옆에서 음악을 틀어도, 고양이는 대부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흥미롭게 귀를 기울이지도, 좋아하며 다가오지도 않습니다. 무시합니다. 이것은 고양이의 청각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고양이의 가청 범위는 흔히 약 45Hz에서 64,000Hz로 소개됩니다. 인간(약 20Hz~20,000Hz)보다 특히 높은 소리 쪽으로 훨씬 넓습니다. 고양이는 우리가 듣지 못하는 고음까지 듣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음악이 고양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연구가 있습니다. 2015년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의 심리학자 찰스 스노든(Charles Snowdon),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데이비드 테이(David Teie), 그리고 메건 새비지(Megan Savage)가 학술지 『응용 동물행동학(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이들의 출발점은 이렇습니다. 인간의 음악은 인간의 감각에 맞춰져 있습니다. 인간의 목소리가 내는 음역, 인간이 편안하게 느끼는 템포, 인간이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소리의 패턴. 테이는 우리가 음악에서 느끼는 감정의 상당 부분이 이런 '인간다운' 소리의 특징에서 온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어떨까요.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사람의 목소리보다 훨씬 높고, 고양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소리의 리듬도 다릅니다. 그러니 인간의 음악은 고양이에게 감정의 신호가 거의 담기지 않은, 그저 그런 배경음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가설이었습니다.

종 특이적 음악 — 고양이를 위한 음악을 만들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고양이의 청각 특성과 소통 방식에 맞춘 음악을 직접 작곡했습니다. 이런 음악을 '종 특이적 음악(Species-Specific Music)'이라고 부릅니다. 특정 동물 종의 소리 세계에 맞춰 만든 음악이라는 뜻입니다.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테이는 고양이가 편안한 상태에서 내는 소리에 주목했습니다. 골골송(purring)의 리듬, 새끼 고양이가 젖을 빠는 리듬, 그리고 고양이 울음처럼 음이 미끄러지듯 오르내리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음악적 요소로 옮겼습니다. 골골송과 젖 빠는 리듬을 곡의 박동으로 삼고, 선율은 사람의 음악보다 한 옥타브 이상 높은 음역에 배치했으며, 고양이 울음을 닮은 활주음(글리산도)을 곳곳에 넣었습니다. 그렇게 「코즈모의 아리아(Cozmo's Air)」와 「스푸크의 소곡(Spook's Ditty)」이라는 두 곡이 탄생했습니다.

완성된 음악은 사람의 귀에는 다소 이상하게 들립니다. 높고, 길게 미끄러지고, 익숙한 박자가 아닙니다. 사람을 위해 만든 음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 두 곡과 함께 사람의 클래식 음악 두 곡,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포레의 「엘레지」를 47마리의 고양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고양이 음악이 나올 때 고양이들은 스피커 쪽을 바라보고, 다가가고, 스피커에 몸을 비비는 등 관심을 보이는 행동을 훨씬 더 많이 했습니다.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걸린 시간도 더 짧았습니다. 반면 사람의 음악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나이에 따른 차이도 흥미로웠습니다. 어린 고양이와 나이 든 고양이가 중년의 고양이보다 고양이 음악에 더 잘 반응했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양이 음악의 재료가 어미와 새끼 사이의 소리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상상해 볼 여지는 있습니다.

이 연구 이후 데이비드 테이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아 고양이를 위한 음악 앨범 「Music for Cats」를 내놓았습니다. 외출할 때 집에 남은 고양이를 위해 이 음악을 틀어 두는 집사들도 생겼습니다.

고양이가 반응하는 소리들 — 과학이 찾아낸 단서

고양이 음악 연구와 고양이의 청각·발성 연구에서 얻은 단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높은 음역대: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사람의 말소리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위한 음악은 사람 음악보다 한 옥타브 이상 높은 음역을 주로 사용합니다.

익숙한 리듬 — 골골송과 젖 빠는 리듬: 골골송은 대체로 초당 25~150회(25~150Hz) 정도로 떨리는 규칙적인 소리입니다. 새끼 고양이가 젖을 빠는 동작에도 일정한 리듬이 있습니다. 고양이 음악은 이런 리듬을 곡의 박동으로 빌려 와, 고양이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신호를 주려 합니다.

미끄러지는 음: 고양이의 울음은 한 음에 머물지 않고 음높이가 부드럽게 오르내립니다. 사람 음악의 또렷한 음계보다, 이렇게 미끄러지는 활주음이 고양이의 '언어'에 더 가깝습니다.

갑작스러운 소리는 피하기: 갑자기 커지는 소리나 낮고 크게 울리는 저음은 고양이를 긴장시킬 수 있습니다. 고양이를 위한 음악이 대체로 느리고 부드러운 이유입니다.

쇼팽의 「고양이 왈츠」 — 음악이 탄생하는 순간

이제 과거로 가 보겠습니다. 프레데리크 쇼팽(Frédéric Chopin)의 왈츠 F장조 Op.34 No.3은 1838년에 출판된 「화려한 왈츠(Grande valse brillante)」 가운데 한 곡입니다. 이 곡에는 '고양이 왈츠(Cat Waltz)'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별명에는 이런 이야기가 따라다닙니다. 쇼팽이 작곡을 하던 중 고양이 한 마리가 피아노 건반 위로 뛰어올라 이리저리 내달렸고, 쇼팽이 그 우연한 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곡의 빠른 꾸밈음 악구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왈츠에는 건반 위를 재빠르게 오르내리는 경쾌한 악구가 이어집니다. 달리다 멈추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고양이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전해지는 일화입니다. 쇼팽이 고양이를 길렀다거나 고양이 때문에 이 곡을 썼다는 확실한 기록은 없습니다. '고양이 왈츠'라는 별명 역시 곡을 들은 사람들이 붙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별명이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이 곡에서 고양이를 들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로시니의 「고양이 이중창」 — 가사가 '야옹'뿐인 노래

고양이 소리를 노래 그 자체로 만든 곡도 있습니다. 흔히 조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의 작품으로 소개되는 「고양이 이중창(Duetto buffo di due gatti)」입니다.

보통 두 명의 소프라노가 부르는 이 곡의 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아우(miau)' 하나뿐입니다. 두 마리 고양이가 서로 야옹거리며 밀고 당기고, 다투다가 화해하는 모습을 음악으로 그려 냅니다.

사실 이 곡은 로시니가 직접 쓴 것이 아닙니다. 1825년 G. 베르톨트(G. Berthold)라는 이름으로 출판된 편곡 작품으로, 로시니의 오페라 「오텔로」의 선율과 덴마크 작곡가 크리스토프 바이세(C. E. F. Weyse)의 「고양이 카바티나」를 엮어 만든 곡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음악회의 앙코르 곡으로 사랑받으며, 객석을 가장 크게 웃게 만드는 '고양이 노래'로 남아 있습니다.

고양이가 작곡한 음악? — 스카를라티의 「고양이 푸가」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 도메니코 스카를라티(Domenico Scarlatti, 1685~1757)는 555곡에 이르는 건반 소나타로 유명합니다. 그 가운데 소나타 g단조 K.30에는 19세기 무렵부터 '고양이 푸가(The Cat's Fugue)'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스카를라티의 고양이 풀치넬라(Pulcinella)가 하프시코드 건반 위를 걸어가며 낸 음들이 이 곡의 주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피아노가 널리 쓰이기 전이라, 스카를라티가 주로 연주하던 악기는 하프시코드였습니다.

실제로 이 푸가의 주제는 보통의 선율과 달리, 띄엄띄엄 불규칙한 간격으로 건반을 밟아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고양이가 건반 위를 한 발씩 걸어갈 때 날 법한 음들과 닮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이야기 역시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 곡은 지금도 연주회에서 꾸준히 연주됩니다. 전설 속 고양이의 발자국이 클래식 레퍼토리로 남은 셈입니다.

노라와 「캣체르토」 — 인터넷 시대의 고양이 연주자

2000년대 후반, 인터넷에서 '피아노 치는 고양이' 영상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주인공은 미국 뉴저지에 사는 고양이 노라(Nora)입니다. 피아노 교사 베시 알렉산더(Betsy Alexander)의 집에서 자란 노라는 학생들이 레슨을 받는 모습을 보며 지내다가, 어느 날부터 스스로 피아노 의자에 올라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유튜브에 올라온 노라의 연주 영상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흥미로운 후속편이 있습니다. 리투아니아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민다우가스 피에차이티스(Mindaugas Piečaitis)가 노라의 연주를 바탕으로 실제 관현악 작품을 만든 것입니다.

「캣체르토(CATcerto)」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화면에 노라의 연주 영상을 띄우고, 실제 오케스트라가 그 소리에 맞춰 연주하는 형식입니다. 2009년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에서 초연되었습니다. 고양이가 무심코 두드린 건반 소리가 협주곡의 독주 파트가 된 것입니다.

고양이의 음악 감상 능력 — 뇌과학이 보여주는 것

고양이가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음악 감상을 아주 단순하게 정의하면, 소리의 패턴을 알아듣고 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일입니다.

고양이의 청각 체계는 매우 정교합니다. 고양이의 청각 피질(auditory cortex)은 뇌가 소리를 처리하는 원리를 밝히는 연구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연구 대상이었을 정도입니다. 고양이는 복잡한 소리 패턴을 구별하고 기억합니다. 이동장 문이 열리는 소리만 듣고도 숨어 버리는 고양이를 본 적 있으십니까. 특정 소리를 과거의 경험과 연결해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입니다.

고양이가 특정 음악에 다가가거나 피하는 행동은, 그 소리가 고양이에게 의미 있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물론 인간이 음악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감동을 고양이가 느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소리 패턴이 고양이를 편안하게 하거나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은 관찰로 확인됩니다. 그것을 음악 감상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속 고양이들

역사 속에는 고양이를 음악으로 그린 작곡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은 샴고양이를 무척 아꼈던 작곡가입니다. 그가 프랑스 몽포르 라모리의 집 '벨베데레'에서 고양이들과 지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라벨의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L'Enfant et les Sortilèges, 1925)」에는 수고양이와 암고양이가 오직 야옹 소리로만 주고받는 「고양이 이중창(Duo miaulé)」이 나옵니다. 이 오페라의 대본을 쓴 작가 콜레트(Colette) 역시 고양이를 사랑해,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암고양이(La Chatte)』를 남겼습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는 1915~1916년에 여성 성부와 세 대의 클라리넷을 위한 연가곡 「고양이의 자장가(Berceuses du chat)」를 썼습니다. 러시아 민요 가사에 붙인 짧은 노래 네 곡으로, 난로 위에서 조는 고양이처럼 고양이를 둘러싼 소박한 일상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차이콥스키(Pyotr Tchaikovsky)의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1890) 3막에는 「장화 신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의 2인무가 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고양이 울음을 흉내 내며, 두 고양이가 장난스럽게 서로를 할퀴는 장면을 그립니다.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의 「피터와 늑대」(1936)에서는 클라리넷이 고양이 역을 맡아, 살금살금 움직이는 고양이의 발걸음을 표현합니다.

음악이 고양이를 늘 좋게만 그린 것은 아닙니다. 독일어에서 '카첸무지크(Katzenmusik)', 곧 '고양이 음악'은 귀에 거슬리는 시끄러운 소리나 형편없는 연주를 비꼬는 말로 쓰여 왔습니다. 하지만 이 표현 역시, 사람들이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얼마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실용적 응용 — 고양이를 위한 음악 틀어주기

이 모든 연구들은 실제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동물병원에서: 2020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학술지 『고양이 의학·외과 저널(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에 20마리의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진료를 받는 동안 고양이 전용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클래식 음악을 틀거나 아무 음악도 틀지 않았을 때보다 고양이의 스트레스 행동 점수가 낮았고, 수의사가 다루기도 더 쉬웠습니다. 다만 혈액 검사로 본 생리적 지표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음악이 만능은 아니지만, 낯설고 긴장되는 진료실을 조금 덜 무섭게 만들어 줄 수는 있다는 뜻입니다.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긴 고양이를 위해 고양이 음악을 틀어 두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합니다. 다만 음악은 보조 수단일 뿐입니다. 분리불안이 의심된다면 수의사와 상담하고, 놀이와 숨을 곳, 높은 곳 같은 환경 풍요화를 함께 챙겨야 합니다.

어떤 음악이 효과적인가?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고양이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음악은 고양이의 소리 세계에 맞춰 만든 고양이 전용 음악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음악 중에서는 어떨까요? 2016년 포르투갈 리스본 대학교 연구팀이 같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가 힌트를 줍니다. 마취 상태로 수술을 받는 고양이 12마리에게 클래식, 팝, 헤비메탈을 들려주었더니, 클래식을 들을 때 호흡수와 동공 크기가 가장 작아 가장 안정된 상태를 보였고, 헤비메탈을 들을 때 가장 컸습니다.

그러니 사람의 음악을 틀어 준다면, 크고 강렬한 음악보다 잔잔한 클래식이 무난한 선택입니다. 단, 고양이마다 취향은 다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 고양이가 어떤 소리에 귀를 돌리고 어떤 소리에 자리를 뜨는지 직접 지켜보는 것입니다. 우리 집의 가장 솔직한 음악 비평가에게 물어보는 셈이지요.

고양이가 가르쳐주는 음악의 본질

이 모든 이야기에는 흥미로운 역설이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음악이 인간만의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에게도 반응하는 음악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오히려 더 깊어졌습니다.

어쩌면 음악은 특정한 소리의 패턴이 어떤 생명체의 신경계에 의미 있는 울림을 일으키는 현상인지도 모릅니다. 그 생명체가 꼭 인간일 필요는 없습니다. 고양이 풀치넬라가 건반 위를 걸으며 냈다는 소리들. 그 소리가 수백 년 뒤 콘서트홀에서 연주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쇼팽의 왈츠에서 고양이의 발걸음을 들은 사람들처럼, 듣는 귀가 있는 곳에서 소리는 음악이 됩니다. 어쩌면 음악의 가장 순수한 형태는, 의도 없이 만들어진 소리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고양이는 그것을 가르쳐 준 셈입니다. 그것도 발로 말이죠.

참고 자료

Snowdon, C. T., Teie, D., & Savage, M. (2015). Cats prefer species-appropriate music.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Hampton, A. et al. (2020). Effects of music on behavior and physiological stress response of domestic cats in a veterinary clinic.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Mira, F. et al. (2016). Influence of music and its genres on respiratory rate and pupil diameter variations in cats under general anaesthesia.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Heffner, R. S., & Heffner, H. E. (1985). Hearing range of the domestic cat. Hearing Research.

연재 목록으로